과연 우리는 어디로..? 『플랫폼 전략』 Books

 이 책이 국내에 출간된 시점이 2011년 1월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내가 책을 읽은 시점이 다소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기업들이 플랫폼 전략을 잘 이해하고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플랫폼에 대해 알고, 생각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거나, 참여하고 있거나, 앞으로 참여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우선 이 책에서는 플랫폼 전략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플랫폼 전략이란 '관련 있는 수많은 그룹을 플랫폼(場)에 모아 새로운 사업의 에코시스템을 창조하는 전략'이다. 이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플랫폼 참가자들의 비용을 감소시키며(거래 비용, 홍보 비용 등), 그 안에서 생긴 커뮤니티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서로를 필요로 하는 두 개 이상의 그룹의 만남을 매개해주기도 한다(e.g. 신문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독자-광고주를 연결). 예전에도 존재했던 플랫폼이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최근 고객의 다양해진 수요를 하나의 기업이 충족시켜 줄 수 없는 상황에서 IT 발전으로 네트워크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예전에 비해 플랫폼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개별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도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는 것이 보다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컨버전스가 진행되면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고, 이러한 서비스를 하드웨어에 관계없이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소유자의 힘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플랫폼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나름의 전략이 필요하다. 플랫포머 입장에서는 1. 스스로 존재 가치를 창출해야 하며(검색 비용과 거래 비용을 낮춘다) 2. 참여 그룹끼리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하고 3. 플랫폼 참여자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지지 않게 질(quality)을 관리해야 한다. 이 밖에도 플랫폼 도입 초기에는 많은 업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e.g. 라쿠텐시장이 인터넷 쇼핑몰 입점료를 업체 평균보다 대폭적으로 낮춰 많은 업체들이 입점하도록 한 것),  킬러 콘텐츠를 갖추는 것(e.g. Windows의 킬러 앱인 MS Office) 등이 필요하다.

 플랫폼 참가자 입장에서는 플랫포머의 횡포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 들어갈 때부터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플랫포머가 처음에는 최대한 많은 참가자를 끌어모으기 위해서 참가자에게 자세를 낮추지만, 나중에 플랫폼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기 시작한 다음에 본색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이용료를 인상할 수도 있고(e.g. MS가 점차 windows의 라이선스비를 인상해 온 것), 플랫포머가 다른 업체들을 수직적으로 통합하려는 야욕을 들어낼 수 있으며(e.g. MS가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얻은 정보를 통해 Office나 Explorer를 업데이트하면서 타사의 기능을 추가시켜 타사의 제품으로부터 우위를 가져가는 것), 고객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모든 참가자들은 계약을 맺을 당시 다양한 기회비용을 따져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상하거나, 교섭력을 갖추고 복수의 플랫폼에 참여하는 전략, 플랫폼 내의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일부 기능한 활용하기 등도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책은 우선 두껍지 않은 분량에 플랫폼 전략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일본 저자가 쓴 책이라 일본의 예시가 많이 나와 있어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기업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어떠한 기업이 플랫폼 전략을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사례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수많은 한국 기업들은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플랫폼을 아직까지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고 전략을 세워 새 시대의 흐름에 잘 따라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플랫폼 전략 수행에 대해 떠오른 기업이 3곳이 있는데 Nintendo, Facebook, Zynga다.  먼저 Nintendo는 플랫폼에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체험한 회사다.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 최초로 성공적인 플랫폼을 구축했던 아타리가 애플리케이션 제작 업체들의 질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큰 실패를 거둔 것을 보고, 이를 교훈삼아 닌텐도는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질 유지에 특히 신경을 썼다. 그리고 기기 자체는 싸게 판매하고 <젤다의 전설>이나 <수퍼마리오>와 같은 킬러 앱 카트리지 판매를 통해 큰 수익을 거뒀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점점 많은 업체들이 닌텐도 게임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한동안 비디오 게임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하지만 이렇게 플랫폼을 구축해 둔 다음에도 시대의 변화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최근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더 이상 휴대용 게임기를 구입하지 않게 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제작 업체 입장에서는 점점 닌텐도 플랫폼에서만 개발해야 할 유인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시대의 변화(디지털 컨버전스 등)에 따라가지 못하면 얼마든지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다음은 성공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SNS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Facebook. 페이스북은 처음에는 하버드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는 SNS로 출발했는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개방하여 누구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올릴 수 있게 했다. 또 이것이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해 개발자들을 따로 지원하기도 했다. 게임을 중심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면서 가입자를 엄청나게 늘릴 수 있었다. 또, 기기에 관계없이 쉽게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있게 했으며, 방대한 접속자를 대상으로 한 타깃 광고를 통해 많은 광고 수익도 얻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이 놀라운 것은 이러한 서비스를 최초로 수행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플랫폼 경쟁에 있어서 먼저 뛰어드는 것이 유리함을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수요를 적절하게 충족시키고 오픈 전략을 적절하게 쓴다면 후발 업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기업이 바로 Zynga다. Facebook이나 예전의 Nintendo처럼 독자적인 생태계를 꾸리지 못한 상황에서는 Zynga처럼 컨텐츠를 가지고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치열하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소셜 게임 업계에서 당당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징가는 2007년 Facebook이나 Myspace와 같은 SNS에 포커게임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징가는 우선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이용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게 했다. 그리고 수익은 게임 내 가상 상품(한정판이나 레벨업을 돕는 아이템)을 통해 얻기 시작했다. 플랫폼 안에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독자적인 유통 구조를 가지지 못한 상황에서도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만들고, 적은 투자를 통해 넓은 유통 채널을 획득한 것이다. 어느 정도 시장 점유율과 기술을 쌓아둔 지금 Zynga는 'Zynga direct'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 Facebook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할 때 30%라는 막대한 수익을 그들에게 넘겨야 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을 지속시키면 징가의 페이스북 의존이 점차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커넥트를 통해 여전히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는 사람과도 연동을 시킬 뿐만 아니라, 구글 플러스(Google+는 징가로부터 5%의 수수료만 받는다고 한다) 등 경쟁 업체에게도 게임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협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시도가 성공으로 끝날지 실패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후발 주자나 컨텐츠 제작 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참고가 될 만 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플랫폼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승자 독식 구조가 심화되기도 한 것처럼 보인다. 변화가 빠른 시기인 만큼, 다양한 사례에서 플랫폼의 막강함과 무서움을 충분히 인지하여야만 개인이나 기업 모두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덧글

  • 131 2011/12/12 16:14 # 삭제 답글

    잘 읽고 갑니다~!! 정말 배워서 남주시네요~ ^^ 복 받으실거에요!
  • 크런키 2011/12/13 14:29 #

    제가 읽은 책 나중에 기억 안날까봐 적어둔건데 다른 분들한테도 도움이 되면 일석이조죠! 보시고 좋은 영감 받으시면 지금처럼 댓글 남겨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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